Sunday

#00
현실의 삶을 좋아하면서도 가끔은 잠시 나만 어디론가 툭, 혼자 놓아두고 싶을 때가 있다. 익숙하고 낯선 곳을 찾아 또 다시 방콕에 왔다. 자주 왔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혼자 덩그라니 있던 시간이 없었다. 종일 깊은 잠을 못자서 초저녁부터 잘준비를 하다가 근처 Tap bar에 왔는데, 여기도 손님은 나 혼자. 계속 굴리던 머리를 잠시두고 무엇을 먹을지, 어디를 향해 걸어 볼 지만 생각하는 순간.

#01
“여기도 많이 변했네.”라는 말은 할 수 없다. 나도 변했고, 시간도 변했는데. 그런 주제에 어디 그런 말을 쉽게 내 뱉는지.

#02
이 곳의 공간들은 조도가 참 좋다. 알맞다. 어디에서든 짧은 잠을 잘 수 있을 듯한 공간들.

#03
고민하고 선택한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단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