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00
언젠가에는 얼굴과 가슴을 맞대고, 혹은 절대 빠지지 않을 것 같던 손을 마주잡고, 혹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던 사람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사진을 찾아 다시 살펴본 너의 얼굴은 내가 생각한 것과 조금은 달랐구나. 나는 그 사람의 앞에서는 어째서인지 표정을 준비해야 했다. 애써 웃어야 했고, 애써 얼굴에 힘을 주고 있어야 했다. 얼굴에 표정이 없어도 괜찮은 지금이, 사실 나는 너무 행복하다.

#01
당분간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여전하다. 아니 다시 말하자면 당분간 패턴화된 감정의 소모를 하고싶지 않음이 더 분명한 표현. 외롭지 않은 것보다 정확한 이유다.

#02
일이 여유로와졌고, 시간이 조금씩 더 생겨가고, 마음이 편안해졌고, 재미있는 일들을 재미있게 하고 싶어졌다.

#03
어제는 불편한 자리에서 인사를 해야해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열했다. 좋아하는 것들을 말하는 순간 역시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