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00
아주 오래간만에 오롯한 혼자가 된 기분이다.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읽는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듣는다. 오롯한 혼자의 시간이 서글프면서도 좋다. 마음의 끝까지 바닥을 치다가 시인의 글을 읽으며 그림을 그리다가 깜깜한 어둠을 상상한다.

#01
내가 살던 동네를 찬찬히 보다가, 이 곳들이 정말 아름다웠구나. 감탄한다. 이 곳에서 나는 참 많이 웃고 또 울었다. 마음들이 쌓이고 깎이고, 또 다시 덮어졌다. 그런 곳에 있으니 점점 침전해간다.

#02
문득, 이 곳에 있지 않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있을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또,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