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이제야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밖에 안지났다. 입국 심사부터 은행 계좌까지 개설한 후부터 이상한 기분이었다. 누군가가 등을 떠미는 것도 아닌데 혼자 조급한 마음에 말도 안되는 집을 계약하기 직전까지 갔다. 아침 8시에 일어나 7시간을 걷고, 컨택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또 다른 내 공간을 찾았다. 멍하니 걷고 또 걸었고 예정된 일과를 마치고, 지인의 지인. 그러니까 내가 가능하면 섞이고 싶지 않았던 한인교포가족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얼마나 좁은 시야가 되었는지 알아챘다. 큰 욕심도 없이 좋은 운으로 이곳까지 왔으면서 난 뭐가 아쉬워 좋지 않은 환경에서 거주를 하려고 하면서까지 버티려고 했던 걸까. 좋은 환경과 좋은 마음의 평화를 위해 '여행'을 왔음에도 스스로를 압박하려고 했다. 돈이 떨어진것도 아니고, 영어 의사소통에 극심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아니며, 날씨도 풍경도 좋은 곳에 있다.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나를 조금 더 편하게 해주기로.
#01
나는 여행중이라는걸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