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어제는 아주 거대한 달을 보며 아주 슬픈 감정을 느꼈다. 참 너에게 많이 미안했다. 나는 내 영역을 지키려고 너의 머뭇거림을 묵살했다. 어쩌면 네가 처음으로 나에게 노크를 한 것 같기도 한데. 내가 알 수 없는 너의 힘든 상황을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니 알아채고 싶지 않았음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얘기를 나누자는 그 말이 너무 슬퍼졌다. '다음에’와 ‘기회가 되면’ 이 두가지 조합. 우리에게 그런 타이밍이 올 수 있을까. 너를 알고 지내는 동안 한번도 가슴 속 깊은 얘기는 꺼내 본 기억이 없다. 지금까지 그 속에는 네가 있었으니까. 좀 편히 쉬어. 아무 생각 하지 말고.
#01
어제는 아주 거대한 달을 보며 너를 떠올렸다. 지금 이 믿어지지 않는 장면을 너와 함께 보고 싶었다. 너는 보았을까. 너의 바보같은 무심함이 이제는 익숙해진다.
#02
어제는 아주 거대한 달을 보며 너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다. 내가 보고있는 이 모습을 너는 볼 수 없을테니 말이다. 너는 덕분에 따스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너의 짧은 메세지에 나 또한 따뜻한 마음이 들었다. 나를 아주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 고마운 마음.
#03
어제는 아주 거대한 달을 보며 웃음이 났다. 어색해 하지 말자는 너의 말. 난. 마음을 주지 않아서 어색한 마음도, 반가운 마음도, 화나는 마음도 없어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