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00
천오백자로 자기소개를 해야한다. 나는 스물 여섯해를 살았고 그런 자라남 속에 기억에 남는 순간은 책 한권으로도 모자른데 딱 천오백자. 자기소개 말고 자서전을 쓸까.

#01
오늘 아침에는 일어나지 못했다. 사실 눈은 떴으나 이 상태에서 내가 침대 밖으로 나간다면 출근하기도 전에 쓰러질 것만 같았다.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으니 위염이라고 했다. 두어시간을 자다가 알어나니 위장이 아팠다. 힘도 없었다. 꾀병도 아니고 정말 아픈 것도 아닌게 되버렸다.

#02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 세 정거장을 걸어왔다. 내일 모레 페스티벌을 위한 약간의 장을 보고 한쪽에는 프링글스와 비슷한 과자통을 끼고 한손에는 귀여운 병맥주를 들었다. 걸어오는 동안 한 병을 다 비우고, 과자도 반이나 비웠다. 30분 전까지만 해도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져있었는데, 음악을 들으며 약간의 맥주를 마시며, 몸에 안좋은 맛의 과자를 먹으며, 밤길을 걸으니 나는 아쉬울게 하나 없는 사람이 되었다.  

#03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