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00
한강에서 소리를 지른다거나 정줄을 놓고있는 듯한 여자도 나요. 인근 야산에서 소리지르는 여자도 나일 겁니다.

#01
아이폰 생명이 위독해 보이는데 새로나온 아이폰5는 장난인가 싶다. 서랍 속에 모아둔 지난 피쳐폰을 쓸 수 있는지 전원을 켜보니. 그 때의 메세지가 남아있다. 45자 내외로 함축한 문자메세지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걸 다시 쓰게되면 이 메세지는 지워야 하니까 그냥 포기.

#02
회사 컴퓨터를 바꿔야해서 파일들을 정리하고 있다. 2년간 참 많은 파일을 만들어 냈다.

#03
사실 난 첫 인상에 대한 내 눈을 확신한다. 이 사람과는 친해지겠구나. 혹은 이 사람과는 뭔가 잘 맞겠다 싶은.

#03-1
제일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친구 중 한명은 처음에 나를 엄청 싫어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막대한다는 이유로. 그런데 나는 이미 그 친구랑 친하다는 생각으로 계속 일도 시키고 장난도 걸고 막말도 하고 농담도 치고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그게 처음 만날 날이었던것도 같다.

#03-2
또 다른 친구는 첫 만남에 카페에 가자고 했다. 사실 커피를 잘 못마시던 친구였는데 모카쉐이크 비슷한 걸 시키고 두통에 힘들어 하던 모습이 신기했다. 두시간 정도 취향에 대해, 사는 동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벌써 5년이 흘렀다. 이제는 모든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어쩌면 모든 얘기를 숨기기도 한다. 풋풋했던 스무살 시절과는 또 다른. 나쁘지 않은 관계로 자라난 것도 같다.

#03-3
올 여름 여행에서 새롭게 만난 친구(사실 아직 친구라는 표현은 이르지만)는 어떤 포인트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여행의 첫날에 처음 봤고 마지막날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언제 커피나 한잔 하자는 80년대부터 이어져오는 데이트 신청같았지만 그 한 문장에 몇 시간을 고민한 것 같다. 딱 한가지 생각이었다. 순간의 내 감정에 최선을 다하기. 그 후의 일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이어질 뿐이고. 나는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거였다.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 순간의 장면들이 그 친구와 겹쳐진다.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