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서른살이 되고 싶었다. 그러면 지금의 이 모든 상황은 끝나있을테고, 그 어떤 폭풍우가 와도 더 이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다. 내 머릿속 서른살의 여자는 그랬다. 그 때보다 서른살에 조금 더 가까워진 지금은 작고 큰 몇 개의 폭풍우를 맞이했었고, 그 때보다는 무던해졌다. 좋음에도 나쁨에도. 서른살이 되면 난 또 얼마나 깎아져 있을까.
#01
배탈이 잦던 베베시절. 그때마다 엄마가 내주던 흰죽+보리차+무채김치가 자꾸 생각난다. 엄마랑 꼬마시절 나랑. 작고 오래된 나무 상에 앉아 한숟갈 뜨면 엄마가 김장김치에 들어있던 무채만 한개씩 골라 올려줬는데. 이제는 약먼저 챙겨 먹는 어른이.
#02
어쩌면. 그렇게도 원했던 완벽한 짝사랑을 지금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