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00
오늘 밤이 세상의 마지막 밤인것 처럼 사람들은 태풍을 맞이한다. 모두가 한가지 주제로 얘기 할 수 있다. 집에 오자마자 신문 한꾸러미를 펼쳐 베란다 유리창에 붙였다. 삼십분을 걸려 겨우 창문 한쪽을 채웠다. 붙이고 물을 적셨는데 금방 또 마르고. 마르고. 또 말라서 손이 아플 정도로 분무기를 눌러댔다. 정작 난 아무런 생각이 없다.

#01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는 사람이고 싶다. 또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02
좋다. 좋아요. 요새 많이 쓰는 말. 정말 좋아서 좋다고 말하는건데, 그 좋음이 누군가의 귀와 눈에 가면 가벼워질까봐 겁난다. 1/n으로 쪼개지는게 아니라 1*n으로 좋아지는게 생겨나는건데. 나와 마주하게 될 사람들도 싫어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게 많았으면 좋겠다.

#03
외할머니가 오셨다. 외할머니는 이여사의 엄마니까 엄마의 엄마. 내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애뜻해진다. 외할머니에게 내가 막내 손녀딸이니까. 유일하게 막내처럼 응석을 부릴 수 있다. 아인슈타인박사 헤어스타일을 하신 우리 외할머니.

#04
좋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