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괜찮은 사람으로 남아있어줘. 하는 일도 모두 잘 되고, 힘들어 하는 일은 있더라도 버텨낼 수 있을 정도만. 초등학교 시절의 반장처럼, 슈퍼맨처럼, 아빠처럼, 그런 사람으로 그렇게 남아있어줘. 우스운 사람은 되지 말아줘. 언젠가 두번 다시 못보게 되더라도. 어디선가 그렇게 잘 살아주길 바래. 나도 흔들흔들거리더라도, 끝까지 잘 버티다가 갈테니까.
#01
흐르지 않는 정체된 공기를 본 것 같다. 답답해.
#02
어렸을 때, 학교가기 전날이나 개학 전날, 초등학교 시절의 불면증 시기에는 늘 어떤 기분이 존재했다.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예를 들면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아무도 존재하지 않을 듯한 느낌. 이 모든 우주에 남는 존재가 나뿐인 그런 생각을 할 때의 기분이 들곤했다. 밑도 끝도 없는 진공상태에서 나만 점으로 찍혀져 있는 그런 기분. 그 기분이 잊혀지지 않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03
계속계속 기침이 나와서 얼굴도 새빨개지고, 머리도 울리고, 배도 아프고, 힘도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