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지난 기억은 언제나 즐겁다. 지나갔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텨냈기 때문에,

도서관에 가서 어제 책사이에 껴두고 나온 엽서를 받고, 마치 몇시간 공부하다 잠시 나온것 처럼 250원짜리 자판기 커피와 한겨레 신문을 읽었다. 1층에 내려가 동화책을 한 권 정독하고, 우체국에 가서 동전을 바꾸고, 주소를 적고, 재미없게 편지를 부쳤다. 파리바게트에 갔는데 어떤 귀여운 남자아이가 빵을 주섬주섬 집었는데 200원이 모자라 힘들게 고른 세 개 중 하나를 빼야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 빵도 세개, 어른인척 200원 내주며 맛있게 먹으라며, 머리라도 한 번 쓰다듬어 볼 껄.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늦게 요리 시작, 마지막에 샐러리 다듬다가 지금 손에는 샐러리 그 특유의 향이 가득, 샐러리맨의 냄새같다, 그래서 샐러리인가, 아니, 그래서 샐러리맨인가,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샐러리를 먹으면 어른이 된 느낌일까,

파마가 하고 싶었는지 꿈에서 마쵸미용실 예약까지 했는데, 지금 머리가 좋기도 하고, 또 싫기도 하고, 변하고 싶기도 하고, 그대로 있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