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반쯤. 아래로는 두꺼운 양말에 레깅스에 바지에 워머. 위로는 히트텍에 니트에 후드에 점퍼. 출발. 사람을 몇 번 마주치는 길을 걷다가 횡단보도를 건너 다시 돌아오는 길은, 앞에도, 뒤에도, 옆에도 아무도 없다. 눈은 아직 녹지 않고 쌓여있고,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는 이어폰을 꼽고 걷다보면 한시간 반정도 되는 그 시간이 너무나 적게만 느껴진다. 걷고, 또 걸어 이대로 계속 걷기만 했으면 하는 생각만.
JUNO OST는 오랜만에 들어도 참 좋다. 어쩌면 오랜만이라서 더욱. 떼창을 하는 그 느낌도 좋고, 마이크를 아주 가까이에 두고 부르는 듯한 그 느낌도 좋다. 운동부 아이들이 단체로 지나가는 그 발소리도 좋다. 자장가같기도 한 그 허밍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