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아버지는 내가 어서 정착하기를 바란다. 나도 바란다.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내가 정착할 장소를 찾아다니는 중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텝일을 하는 걸 보고 아버지가 속상해 했다는 얘기를 엄마에게 들었다. 나도 속상했다. 좋은 표정의 내가 아닌 단지 '허드렛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있는 아버지가. 사실 일부러였다. 내 생활을 조금 더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사람들과 이런 생활을 하는 지금이 난 참 좋다고. 아직도 서글프다. 나의 아버지가 행복해 하는 딸을 보고 행복해하지 않아서.
#01
이제는 많이 괜찮아져서인지 아무렇지않게 너에게 인사를 했을 때. 그리고 미안했다고 서로 사과를 할 때. 한동안은 너도 조금은 상처받길 바랬는데, 이제는 너도 나도 그냥 마냥 행복하면 좋겠어.
#02
이번에도 나는 도망갈 준비를 하고있구나. 감정에 대한 도피.
#03
내 친구는 아마도 나를 볼 때 그 아이를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런 친구를 생각할 것이다. 내가 대화 중 혹여 흘리듯이라도 그 아이의 소식을 전달하기를 기다릴 것이다. 나는 내 말에 의식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자체가 너무나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