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기대를 안했던 토론토였기에 실망감이 그나마 덜하다. 지금까지 여행운이 좋다고 생각해왔는데 시차때문인지 일찍 깨어났던 지난 새벽에는 모든 걸 다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고만 싶었다. 아마도 거의 하루를 꼬박 이동하면서 공복에 과한 카페인의 영향일거라.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때도, 지금도 날씨는 흐리기만 하다.
#01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 7시부터 이 동네를 한참 걸었다. 한손에 큰 커피를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직장인들도. 애완견을 산책시키는 프리터도, 지도 한장에 의지한채 동네를 산책하는 나같은 관광객도. 화요일 아침은 모두 부지런하다. Second coffee가 맛있다고 해서 커피를 마셨지만 별을 어디에 붙여야 할 지 모르겠다. 관광지는 관광지답게 짧고 굵고 비쌌다. 텍스까지 따로 붙는 입장권을 사서 346m높이의 전망대로 올라 $2짜리 기념품을 하나 뽑고 내려왔다. 이튼센터는 한국에 들어와있는 쇼핑몰과 다를바가 없어서 놀랐다. 브랜드도 같도, 사이즈도 같고, 디자인도 같고, 가격은 비싸다. TOPSHOP에서 입어 본 NERD 맨투맨 티셔츠와 노란색 원피스는 정말 갖고 싶다.
#02
아침에 마켓에 들러 그날 먹을 과일을 사는건 좋다. (사실 다음날 아침으로 먹지만) 요거트와 핏빛 사과 한 알을 샀다. 요거트는 사이즈가 정말 크다. 정말 궁금하다. 캐내디언은 그걸 한번에 다 먹는지. 어디를 가도 서비스 업좋은 한국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이다. 그나마 한국인은 카페에서만 봤다.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니 그냥 웃는다.
#03
길을 잃었다. 역시나 사각형 반듯한 길은 내겐 너무 어렵다. 지름길 없이 정확한 길 이름으로 표시된 동네에서 1시간을 헤메어 숙소로 돌아왔다. 내가 길을 잃어버린것 같다고, 여기 위치가 어디냐고 지도를 내민 나에게. 넌 괜찮다고 토닥여주며 위치를 알려준 흑언니 혹은 동생에게 감사를. 눈인지 비인지 모를 뭔가를 맞으며 똑같은 길을 4번정도 지난 다음에야 도착한 숙소에서 화풀이하듯 햇반과 통조림과 컵라면을 꺼냈다. 내 화풀이가 우스웠는지 통조림을 따자마자 새로 입은 옷에 기름을 다 튀기고, 두술 밥에 한번은 흘려버렸다. 분명 아침에 숙소 앞 성당에 들러 기도까지 하고 왔는데.
#04
막연한 기대와 계획만 가득 안고 영어공부만 하는것보다 지금 내 결정이 옳은 길이라고 확신한다. 와보니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내가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조금 알 것 같다.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지니, 내가 몰랐던 내 약한 모습이 많이 보여 신기하고 무섭기도하다.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한 순간들이 내 눈과 마음의 영역을 좀 더 넓게 만들어 주리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