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00
7살부터 살아온 이 집을 떠난다. 마음이 이상하다.

#01
참 가볍게 살고 싶었다. 얽매이는 것 없이 배낭하나에 짐을 싸서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으로. 이사짐을 싸며 내 짐의 반을 버렸는데도 한가득 남아있는걸 보니 한참 멀었다 싶었다. 박스 한가득 들어있는 저것들은 다 뭘까.

#02
이 집. 이 방에서 아주 많은 시간을 겪었다. 아주아주 슬프고 아팠던 일들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아주아주 신나고 행복했던 일들도 아련하게 떠오른다.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낸 내 방은 나와 닮았다.

#03
독립으로의 이사가 아닌 거주지 변경으로의 이사는 마음이 이상하다. 어릴 때는 내 나이 즈음에는 복층 오피스텔에서 홀로 멋지게 살고 있을거라 그려왔었다. 그때도 지금도 다를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