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00
공항놀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공항을 향해 가는 시간도. 그 자체가 놀이. 커피를 한잔 사고, 여행자처럼 기념품을 사고. 그 시간을 아까워 하지 않는 사람이라 다행이다. 그 시간만큼 눈부신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01
여전히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겠더라. 내 한마디에 또 다시 등이 굳어질까봐. 그냥 웃을 수 밖에 없더라. 내가 혹시나 또 다시 기대를 하게 될까봐. 혹은 실망을 하게 될까봐. 그게 겁나서.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겠더라.

#02
노인이 된 것처럼 무던해지고, 기대도, 설렘도 없어져간다.